이름 : 지용 E-mail
제목 : 서유기월광보합,선리기연을 보고..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을 보고...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오래전 TV에서 였다. 특별히 볼 것도 없고 홍콩영화니까 시간때우기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감상평은 역시 유치하다는 것이었다. 역시란 표현을 쓴 건 내가 주성치영화를 처음 접한것이 극장에서 본 도성이란 영화였다.
그 영화를 보면서 (당시는 홍콩영화의 유행으로 극장가에서 홍콩영화가 넘쳐날때 였다. 도성을 본 이유는 주윤발주연의 정전자영화를 너무 재밌게 봐서 혹 이 영화도 그런영화 일까하고 기대하면서..)  유치하게 웃긴다였는데 TV에서 본 영화도 마찬가지였던 것이었다.

서유기란 제목때문에 서유기의 한줄거리 영화겠지라고 생각하고 봤던, 그런데 전혀 아니었던 서유기월광보합은 선리기연이란 영화의 예고편만 남긴채 내 기억에서 까맣게 잊혀졌다. 그러다 몇 해 지나 우연히 케이블TV에서 방송하는 서유기월광보합을 보게 되었다. 방송하는줄도 모른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눈에 띈것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거라 그런지 옛기억도 새롭고 해서 그냥 보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보는둥 마는둥 귀로  소리만 들으면서 가끔 쳐다보며) 역시.. 
 
나는 서유기월광보합은 대충 우연히 2번정도 보았지만 선리기연은 한번도 보지를 못했다. 이번에도 영화끝에 하는 선리기연 예고편을 보았지만 이 영화를 언제 볼수있나 했다.
월광보합이 완전한 결말이 아니었기에 어떻게 되나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이 궁금증이 물밀듯 밀려온 건 아니고 언젠간 보겠지라는 그 정도의 생각정도만 있었다. 그런데 안내자막이 나오는 것이었다 다음시간에 선리기연을 방송한다고.. 잘됐다 싶었다.
오래 전에도 궁금했었는데 그 궁금증을 풀게 됐으니. 그러나 기대하면서 기다린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시간을 한참 지난후에 보게 되었다.
영화를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으니 줄거리를  이해할수는 없었다.
그저 결말이 어떻게 되나라는 궁금증 때문에 그냥 끝까지 한번 보았다.
그런데 선리기연 마지막 장면이 내마음을 끌었다.
웃음이 터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픽픽 새어나오는 헛웃음에 눈에 거슬리는 엉성한 특수효과, 알쏭달쏭한 결말, (물론 중간부터 봤으니 이해못하는건 당연) B급영화라 생각했던 이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흘러나오는 음악과
너무 잘 어울리던 그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와 닿은것이었다.

영화를 (물론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다시 보고싶어하는 것에는 여러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중에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으면 한번 더 보고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나는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자 서유기란 영화를 진지하게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언제 또 해줄지 모르는 영화, 하지만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왔다. 두달이 조금 지난 어느날 서유기월광보합,선리기연 두편을 연속 방송한다는 예고편을 보게되었고 나는 두 편의  영화를 놓치지 않고 다 보았다... 
생각보다 이 영화 재미있다. 그리고 가슴 찡했다.

갑자기 서유기 모든 것을 갖고싶었다. 인터넷에서 영화 두편을 모두 다운 받고 또 한번 보았다.  서유기OST를 다운 받아 하루종일 틀어놓고 들었다. 음악을 듣다가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면 또 영화를 보았다. 정말 많이 봤다.
서유기는 월광보합,선리기연 이 두편을 봐야 알 수있는 영화였던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전에는 재미를 모르는것이 당연했다. 그것도 바로연결해서 봐야 재미가 더 증폭된다는 것이었다.
선리기연의 마자막도 더 찡하고, 왜?  월광보합의 내용이 자세히 기억될때 선리기연영화가 더 재밌고 선리기연을 봐야 월광보합이 이해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시간을 두고 보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재미가 반감되는 것이었다.
선리기연의 마지막만 본다면 선리기연 한 편만 봐도 재미는 무난하다. 그러나 월광보합을 모르면 선리기연에서 지존보가 그토록 백정정을 찾으려고
미래를 가려는지를 모른다.
선리기연 중반에 과거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지만 약하다. 그것같고는 충분히 설명이 안된다. 서유기월광보합을 본 사람들은 문제가 안되지만.
서유기월광보합에서 백정정은 손오공을 굉장히 사랑하는 여인으로 나온다. 원래 못된 요괴인 손오공은 백정정에게 기다리라 해놓고는 결혼약속도 지키지않는다. 기다리다 못해 백정정은 수렴동까지 찾아가 손오공을 찾지만 손오공은 없고 원숭이 부하들에게 어떤표식과 함께 메세지를 남긴다. "지난 일들은 잊으라고".  (혹 이때 손오공은 옥황상제의 명령으로 천도복숭아를 지키려 천상에 갔을런지도) 백정정의 그 때 마음은 어땠을까? 이 장면은 영화에서 백정정이 손오공을 생각하면서 회상하는 장면이다. 이 한 장면은 역설적으로 백정정이 손오공을 얼마나 많이 사랑 했는지를 알수있게 해준다.
원망도 깊지만 그 못지않게 사랑도 같이 깊어져 버린 백정정. 잊으려 했지만 손오공이 관세음아줌마(손오공의 표현을 빌리자면)에게 잡혀 옥황상제에게 끌려간지 500년이 지났는데도 잊지못하는 백정정. 백정정에게 손오공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사랑인것이다.
손오공과 백정정이 어떻게 만나 사랑을 나누었는지에 대해서는 영화에서 얘기가 없다. 다만 18살에 결혼약속을 한 것으로 봐서 꽤 어린나이에 만난것만 알수있다. 그런데 백정정도 손오공이 인간으로 환생한다고는 알고있었지만 처음에는 누구였는지는 몰랐던것 같았다. 나중에야 지존보가 바로 인간으로 환생한 손오공이란것을 알게된다.
그 순간 밀려오는 백정정의 감정.

손오공은 백정정에게 못되게 굴었지만 지존보는 오히려 백정정을 사랑했다. 그것은 백정정을 유혹하려 수염,털까지 깍아가면서, 키높이 신발까지 신어가면서, 손에 불이 붙어가면서, 깍은수염을 다시 붙여가면서 고생(?)하는 지존보를 보면은 알수가 있다. 그리고 백정정이 요괴가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혼잣말로 읊조리는 대사가 있다.
지존보는 백정정을 사랑 했던 것이다. 그럼 지존보와 백정정은 언제 만났을까? 그건 영화초반부에 나와있다. 춘삼십낭을 없애러 방에 들어갔던 지존보는 오히려 깍듯이 인사하면서 방문을 열고 나온다. 잠시후 누군가 나온다. 백정정이다.
백정정을 사랑한 지존보는 독에 중독된 백정정을 위해 춘삼십낭에게 해독제를 구하러가기도 한다.  하지만 하늘은 둘을 이어주지 않는다.
월광보합으로 백정정의 자살을 막기 위해 진짜 발에 땀나도록 뛰는 지존보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에서 나는 백정정을 향한 지존보의 사랑을 느꼈다.
백정정과 오해를 풀기도 잠시 우마왕과의 싸움에서 백정정은 죽임을 당한다. 지존보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다시 월광보합을 사용하지만 많은 사용때문인지 하늘의 섭리인지  오작동으로 (영화에서는 고장으로 표현) 지존보는 500전으로 날아가버린다.

서유기선리기연은 지존보가 500년전으로 날아간후의 이야기다. 여기서 지존보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게되는데 바로 자하선사인것이다. 자하선사와의 사랑이 안타까운것은 지존보에게 있었다.
백정정을 구하기위해 다시 500년후로 가야하는 지존보에게 자하선사는 사랑의 시작이 될수 없었다. 그러나 운명은 자하선사로 하여금 지존보를 위해 어떤 계기가 된다.
지존보에게 있어서 자하선사는 인간사의 깨달음을 주는 동시에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대상이었다
자하선사는 신선이지만 사랑을 구하기(?)위해 지상을 내려왔다. 그런데 그녀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 그녀가 갖고 있는 검을 뽑는자다. 그것을 지존보가 뽑는다. 인간인 지존보가 어떻게 신선의 검을 뽑을 수 있었을까?
자하신선은 자신의 검을 뽑은 지존보를 자신의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지존보는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래서 자하는 지존보에게 어떤질문을 던진다. 지존보는 그 질문에 답을 한다. 여기서 지존보의 답 다시말해 지존보의 마음일수도 있은것을 믿고 자하선사는 지존보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입맞춤을 요구한다. 단칼에 거절하는 지존보. 이 장면은 보는 순간은 지존보의 행동이 이해되지만 나중에는 지존보에게 (그때는 손오공이지) 아픔으로 기억되는 장면이다. 
자하선사와 지존보의 사랑은 (나중에 영화를 보는 분들을 위해) 설명보다 직접 보는것이 더 재밌고 확연하다. 그리고 어떻게하든 백정정에게 돌아가려는 지존보의 눈물겨운 잔머리도 감상할 수 있다.

서유기는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는것 같았다. 나같은 경우는 선리기연 마지막장면에 빠져버린터라 더욱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몇번을 보면 사랑이야기외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손오공이 환생해서 지존보로 지존보가 죽어 깨달음을 얻고 다시 손오공으로 환생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 두가지가 이영화의 축을 이룬다. 그리고 이두가지를 버무리는것이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이영화에서 중요한 도구이다. 

서유기월광보합 첫장면, 손오공이 관세음보살과 싸우다 잡혀가는 장면이다. 죄가 많은 손오공은 죽음을 당하는것이 수순이었지만 당삼장의 희생으로 죽음을 면하는대신 인간으로 환생하는 기회를 얻는다. 그 인간으로 환생한 손오공이 바로 지존보인것이다.
서유기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은 500전후의 이야기다. 손오공이 관세음보살에게 잡히는 시점을 기준으로하여 서유기월광보합은 500년후 이야기, 선리기연은 500년전 다시말해서 손오공이 관세음에게 잡히는 시점이다. 서유기월광보합의 첫장면은 선리기연에서도 다시한번 나온다.
같은 장면이지만 차이가 있다. 월광보합에서는 당삼장이 자신이 던진 지팡이(?)에 찔려 스스로 죽음을 당하지만 선리기연에서는 그 순간에 월광보합이란 시간장치에의해 다른시대로 날아가 버린다.

이 순간 500년후의 미래는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순행의 시간은, 손오공은 지존보로 저팔계는 이당가로 사오정은 장님으로 당삼장은 춘삼십낭과 이당가의 아이로 환생하고 백정정과 춘삼십낭은 반사대선(=자하선사)의 제자가 되는 것인데 그 계기가 되는 당삼장의 죽음이 사라져 버리니 환생의 기회가 없어져 버리게 된것이다.
그러면 500년전으로 날아온 지존보는 어떻게 되는것인가? 이미 지존보는 지존보가 아니었다.
손오공인것이다. 그건 선리기연 첫장면 자하선사를 만난 계기가 지존보를 손오공으로 자각시킨것 이다. 그리고 순행의시간에는 없었던 자하와의 사랑이 생겼고...손오공의 깨달음, 자하의 죽음, 우마왕의 죽음.
이 시간의 장난때문에 지존보는 그토록 찾아가려했던 백정정도 만난다. 반사대선의 제자가 되기 위해 반사동을 찾아온 백정정을. 하지만...(궁굼하나요? 영화보세요^^)
백정정이 나타났으니, 당연히 춘삼십낭도 나타난다. 춘삼십낭은 지존보를 죽이는 한컷만 있다. 그러나 이 장면은 지존보를 진정한 손오공으로 태어나는 계기이다. 그 전에 여기에는 어떤 한가지 가 더 있다. 자하가 지존보에게 남긴 그 무엇이.

영화의 결말은 어떻게 보면 싱겁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많은 의문을 주는 결말이다. 그것은 영화보는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는것 같다. 한가지 어떤 힌트가 있다면 서유기월광보합에서 백정정이 절벽을 뛰어내리기전 보리노조가  그 근처를 헤메이며 한 대사가 있다. 그것이 힌트라면 힌트일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에 있다. 이것은 설명이 필요없다. 어떤 글 잘쓰는 이라도 손오공의 그 눈빛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 말없는 아픔의 표현을 글로 표현 할 수 있을까?
봐야만 알수있다. 그 장면에서 전해오는 가슴아림을.

진짜 손오공역을 주성치가 했을까?

그리고 나의 사견이지만
"만약에 현재의 영화처럼 이 영화가 제대로 된 특수효과와 촬영으로 무장했더라면 그냥 묻혔을까?"
쿵푸허슬정도의 특수효과정도만 됐어도 아마...
Posted at 2005-05-03 Tue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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