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Katherine E-mail
제목 : 007 북경특급!!!

간만에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싶어서 고민하던 중 한동안 잊었던 '주성치'의 묘한 맛이 그리워 이 영화를 보게되었다. 역시. 역시, 변하지 않았어. 어쩌면 나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보다 몇 년이나 흘렀기 때문에  변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주사장이 주는 묘한 맛은 저 영화가 개봉된 '94년이나 내가 처음 본 그 때나 혹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이 영화 속엔 Romance와 Violence와 주성치가 있다.



Romance

정육점과 마티니, 총알받이가 되어가며 꺾은 흰장미, 장학우의 노래를 피아노치며 부르는 주성치와 그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담배 등 명장면의 연속이며, 짧은 이 영화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담아내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내가 생각한 가장 낭만적인 장면은 원영의 집에 걸린 그림과 관련이 있다. 이 그림은 해가지면서 붉게 변한 바다에서 남여가 나란히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는 그림이고 남자의 손에는 흰장미가 들려져 있다. 주성치는 원영의가 쏜 총알에 맞았고 원영의는 이를 빼내기 위해 애쓴다. 피를 많이 흘린 주성치의 정신은 희미해지고 원영의는 주성치를 부축하기 위해 나란히 앉는다. 이 때 바닥에는 주성치가 흘린 피가 낭자하고, 한 쪽에는 총알받이가 되어가며 꺾은 흰장미가 들려져있다. 벽에 걸린 그림과 그들을 같이 잡아주는 장면은 주성치 영화의 진지함의 정수이다.

마지막 대사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이는 영화 전체를 설명해주기도 하면서 영화 속 가장 낭만적인 대사라고 생각된다.



다빈치: 큰일났어, 우리의 첩보위성이 우주에서 실종됐어.

주성치: 지금은 사랑이 중요해, 빈치. 사소한 건 다음에 얘기하자.



Violence

여태껏 내가 본 주성치 영화 가운데 가장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피가 나오고 손가락이 잘리고 팔이 잘리고 칼에 베고 찔리고 하는 것이 나름 적나라하게 묘사되었다. 지금 보면 어설퍼보일 수 있으나 당시가 94년 이었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나름 잔인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폭력성이 주성치적인 것과 어울러져 영화의 진지성을 더해주고 주성치를 부각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주성치적인

말해 무엇할까. 그를 이야기하는 것은 입만 아픈일. 진지함 속에 주성치가 있고 Romance속에도 그가 있다. 깔깔깔 웃을 수 있기도 하면서 주성치를 사랑하게 되면 더 깊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숨어 있다. 특히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어디선가 들어서 알았지만 아비정전의 양조위를 패러디한 장면은 주성치의 저력을 맛보게 해주는 장면이다.

그의 동반자 오맹달은 아쉽게도 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아는 사람은 모두 알지만 오맹달은 분명히 출연했다. 비록 스쳐지나갔지만.  어찌나 반갑던지 몇번이나 그 장면을 돌려보았다. 아무렇지 않아하던 맹달아저씨.

이 영화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웃었던 장면에 손꼽히는 총알 빼내기 위한 마취제(?)는 우리를 당혹케 한다. 총알을 빼내려는데 마취제랍시고 포르노 비디오를 틀어놓고 자기는 테잎에 집중할테니 원영의 보고 총알을 빼내라고 시킨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다.

"관운장은 장기를 두며 화살을 뽑았고, 나는 포르노 테잎을 보며 총알을 꺼내는 거야."

이 뿐 만 아니라 입술에 붙어 노래하는 내내 떨어지지 않는 담배나, 사형을 면하는 방법, 원영의와 사진찍히는 장면 등 모든 것이 주성치가 아니고서는 흉내내기 어려운 부분이다.
Posted at 2007-06-30 Sat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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