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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도 8월호 키노 주성치 특집 # 1 게시물 포워드 프린트 형식 
작성일: 2001/01/29, 12:28:21
작성자: 키노

키노 8월호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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星馳電影世上 星馳入文學

만약 당신이 주성치의 영화를 마치 다른 영화를 보듯이 심각하게
적어도 인과관계를 따져가며 보려고 한다면 그건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하는 지름길
이다. 주성치의 영화는 그저 그 안의 (믿을수 없는!)
논리를 따라가며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의 영화는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와 주성치가 나오지
않는 영화로 나뉘어진다고 말할 때 그것은 절반쯤 틀린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들은 전혀 다른 논리를 생성해내지만 그 논리는
수 많은 선례들을 끌어당김으로써만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골방의 제왕 혹은 탐식의 대가에 대하여. (이영재 기자-키노)

우리가 아니면 누가 그를 돌보랴!

법도 질서도 없는 황당무계한 상상력

죄송하지만, 만일 사적인 기억을 더듬는 무례가 잠시 용서된다면
지금으로부터 7년전 어느 겨울밤 나는 <도성>을 보았다.밤은 길었고
무진장 지겨웠으며 시간은 나 잡아잡수하고 무작정 달려들 때였다.
나는 이미 <지존무상>과 <지존계상>을 보았고 <정전자>를 보았으며
감히 내팽겨쳐버린 경험 또한 갖고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이 신통방통한 영화는 더 말이 안됐다.그러나 전반적으로 무료하지
않은 시점에 불쑥 찾아온 빈 시간의 공백이란 더더욱 참을 수 없는
법이어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사력을 다해 비디오를 뒤적거리는 것 뿐이었다.그
때 여전히 <도성>의 인간 슬로우(!)를 잊지 못하는
나이기에 이 기괴무쌍한 비디오 자켓이 눈에 띈 것은 순전히 우연만은아니었을 것이
다.그 때 비로소 나는 <파괴지왕>을 보고야 만 것이다.이 놀라운 순간에 뭔가 장중한
음악이라도 깔아야 할 판이지만 실은 테이프를 데크에 꽂기까지에는 꽤나 긴 망설임
과 주저와 몇번의
배회가 있어야 했으니, 혹자도 인정했듯 울트라맨이 아롱다롱 그려진
그 겉표지는 너무나도 담대한 것이어서 대한민국의 평균 20세 이상
성인남녀의 감각을 공유한다고 믿는 자가 손을 뻗치기에는 쉽지 않은 것이었다.그러
나 하여튼 이것은 진정한 발견으로 믿어졌으며
캣츠맨이야말로 수퍼맨을 능가한다고 굳게 믿어마지 않는 자는 긴
순례(?)의 방랑길에 올랐다.거꾸로 보는 <신정무문>의 오른팔의
위력은 대단했으며, <도학위룡>의 도대체가 학생같지 않은 아이들을 학삐리라고 끝끝
내 우기며 꿋꿋이 범죄집단을 소탕하는 골목대장의
위력은 굳세었고, <신격대도>의 놀라운 오바이트 씬은 널리 인구에
회자시킬 정도였다.<무장원소걸아>에서 소명을 깨달은 거지왕의
행보는 위대했으며, <당백호점추향>의 붓놀림은 가히 신의 경지라
할 수 있었고, <서유기 선리기연>의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서는 드디어꺼이꺼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에 이르렀다.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옛 선인의 말씀을 따라 순례자는 이 발견의 기쁨을 함께
나눌 자를 찾고자 이리저리 수소문을 시작한였다.그러나 인간
슬로우의 경이로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몇몇 지인들만이 기꺼이
동참을 수락하였을 뿐 대다수는 뜨아한 눈길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순례자는 약간의 당혹스러움과 약간의 슬픔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그 어느 순간, 불현듯 깨달음이 무릎을 탁치며 찾아왔다.
성치 앞에서 세상은 둘로 나뉘어지는구나! 성치세상과 성치 안 세상.

무슨 농담이 이렇게도 장황하냐고? 아니 이건 농담을 가장한
진심이다.그의 영화에는 단지 취향만이 있을 뿐이다.취할 것인가,
말 것인가.취향은 논하지 말라고 했거늘(따라서 주성치에 대해
논하는 것은 진정 어리석은 일인지 모른다.) 이 상황에서 유효한
질문은 단 하나다.당신은 성치 세상에 입문했는가, 안 입문했는가?
이 과격한 제스처를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취향의 세계는
결코 담론화 할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그것은 場이 아닌 問이다).
말 그래도 자족적인 이 닫힌 세계 안에서 소통할수 있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미 이 세계 안에 들어온 자들 사이에서
뿐이다(얘기가 좀 통하네!). 주성치영화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이
곧 사이좋게 둘로 나뉘어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누구는
자신의 선호도 명단 첫머리에 그 이름을 기입한 후,줄기차게
비디오 가게를 드나들기 수십번 결국 청계천 뒷골목을 뒤지며
기꺼이 개인 소장의 기쁨을 누린다(어떤이는 최저 3백원에
구입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곧바로 폐기처분의
길로 달려가니 황당무계,최저의 쓰레기 창고는 안 그래도 넘쳐나는
물량공세로 꽉 찼는데 그마저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그러나 아직 이 댓가 없는 열락을 누리기 마다하는 자는
보지 못했다).두말할 나위없이 이것은 주성치의 영화가 전적으로
농담이 아닌 유머이기때문이다.웃음이란 질서를 벗어나는 것이며
표면으로 이루어진 질서 사이로 끼어드는 불연속은 끊임없이 이미
이루어진 것을 반복시키기를 중단하고 차이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성치 영화를 보고 웃는 것은 역설적인 개념이다.
왜냐하면 주성치가 만드는 웃음 사이에는 조작과 불연속, 비약,
문턱의 해체,상실,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정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주성치의 영화를 보고 나면 더 이상 영화에서,적어도 대중들이
만들어낸 신화로서의 영화의 이전 전통에서, 숭고함과 친숙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그저 우리는 주성치의 신작 비디오가 나왔다는
말을 들은 즉시 만사를 제치고 비디오가게로 달려가거나, 먼지더미를 헤치며 채 보지
못한 미발굴작을 찾아헤매이다, 감독이 누구든
상관없이 그 대두분의 영화가 일정수준(?!)을 유지한다는 사실에
새삼 감동받기도 모자라, 주성치라는 이름 하나로 처음 보는 이와
마치 십년지기인양 희노애락을 나눌 수 있으며, 급기야 낄낄거리는
은밀한 눈짓으로 성치삼매경에 빠진 대화를 마무리짓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홍콩영화의 마지막 승자 주성치는 어느덧 이곳의 골방의
제왕이 되었다.이것은 후렴만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거나 그래서 그
안의 논리를 그거 따라가지 않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영화이다.
그렇다.주성치를 뒤따르는 것은 영화의 전통을 버리는 것이다.만일
우리가 영화에서 더 이상 그 어떤 억압도 원치 않는다면 주성치라는 댓가는 즐거움이
될것이다.하번 시작한 너스레는 끝까지 가본다가
첫째 신념, 몸에 밴 거들먹거림은 어쩔수 없다.결국 이 믿을 수
없는 나르시스트(정말이지 이 놈의 자화자찬은 끝이 없다)는
전적으로 운 때문에 기필코 사면초가에 빠진 세상을 구원해내고야
만다.그 속에서 혹시 이소룡의 매혹에 찬 나르시시즘과 영웅주의의
기묘한 굴절을 본다면 비약일까? 혹은 70년대 홍콩 코미디 영화의
전통을 새로이 정립한 허관문의 그림자를 엿본다면(가령
<정고전가>는 <반근팔량>이며 <홍콩레옹>은 <마등보포>이다)? 또는
왕가위로부터 헐리우드 영화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
탐식!이 순전한 제스처, 그 아루라도 기분도 없는 텅 빈 모방의 극치.무시하기는 쉽
다.말도 필요없다.하지만 정말로 정색을 한다면 당신은 더 이상 웃지 못할 것이다.무
엇보다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그 엄청난탐식의 속도는 진정코 놀라운 것이다.심지어
<식신>(솔직히 이것은
제2의 발견의 순간이었으며 주성치의 최고작이라고 할 만하다)에
이르러서는 그 자신의 부풀어 오를대로 부푼 이미지를 끌고
들어오기에 이르니, 이소룡의 권격 영화는 음식으로 치환되었고
허관문의 <철판소>는 서극(<금옥만당>)을 거쳐 재등장하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것은 영화에 대한 영화이며(그럴지도 모른다)
동시에 영화와 현실사이에 걸쳐있는 그 자신을 겹쳐놓고 참조의
대상으로 삼는 자기 패러디의 시작이다(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 순간 왕정과 함께 시작하여 스스로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재생산시키면서 아이콘화시킨 주성치는 홍콩 대중영화의 유일한
페르소나임을 확신한다(그 자신을 패러디할 지경에 이르는).
왕정으로부터 익힌 발빠른 시장감각과 패러디의 황제
유진위(심지어 <동사서독>의 배우들을 데려다가 <동사서독>보다
더 빨리 그것을 패러디한 <동성서취>를 만들고 <서유기>에서는
<동사서독>과 <중경삼림>을 동시에 훔쳐 감동의 물결을 이루어낸)
에게서 배운 동시대덕 유행의 징표들을 찾아내는 감각을 겸비한
이 지칠줄 모르는 탐식가에게 '식신'의 비유란 얼마나 그럴듯
한가. 파산 직전에 놓인 홍콩영화가 배양시킨 이 돌연변이는
결코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창고는 광대무변하나, 선별기준은
유일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문제는 어떻게
조변석개하는 대중의 감각을 따라잡는가이다.그러나 걱정할 건 없다. 주성치의 놀라
움은 그 넌센스를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까지 남김없이 전염시킨다는 것이다.그 세계
에서는 이게 정도(正道)다. 10년 동안
그는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그래서 현재의 홍콩에는 단 두
이름이 있는 것이다.왕가위와 주성치

무슨 말이 이렇게 많냐고? 맞다. 나도 당신도 그저 웃고 즐기면
그만이다. 그러다가 만약 그 얼빵한 표정에 뭔가 삶의 간난고초가
곁들여 있지 않은가 생각되면 그 때는 찔끔눈물 한방울 정도 흘려도 무방하리라. 어
차피 주성치는 취향의 '엔터테이너'아닌가?
그냥 웃자.웃어제끼자.

PS; 주성치 비디오 특집을 위해 막대한 자료제공을 마다하지 않으신 하이텔의 주성치
전영공작실(GO SG21) 김철영, 이지원 님에게 진심으로감사드리며 베스트 10에 참여해
주신 나우누리의 성치지왕(GO 주성치)에도 감사드립니다.


한국 영화 월간지 KINO 1999년 8월호 194~195페이지

키노에서 베꺼서 친이 : 김철영 (독수리타법으로 60여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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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에 하이텔 게시판에 올린 글 퍼와서 올립니다.히히..


2001/01/29, 12:28:21  2490번 읽음  
▲ 98년 3월호 키노 - 행운일조룡 일부 소개..
▼ 1999년도 8월호 키노 주성치 특집 - 성치 베스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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