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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5월호 키노 (희극지왕) 리뷰 - 장훈 기자님 씀. 게시물 포워드 프린트 형식 
작성일: 2001/01/29, 12:35:05
작성자: 星熙之王星馳樣

2000년 5월호 키노리뷰에 실린 희극지왕 기사 입니다.
이것두 무단으로 올리는 거니까 기분 나쁘시면 삭제하셔도 무방합니다.^^

희극지왕
喜劇之王 이력지, 주성치 감독

distributor 날개달린 영화
producers 양국휘 이력지
sceenplay 주성치 이민
director of photography 황영항
art director 양화행
music 황영화
assistant directors 육검청 이건일
cast
주성치 Wan Tin-sau
장백지 Piu-Piu
막문위 Cuckoo To
오맹달 lunch man/secret agent

줄거리
(줄거리는 다 아실테니 생략합니다.)

예일대에서 연극학 석사까지 따낸 사우는 홍콩으로 돌아와 배우의 꿈을 불태운다. 그러나 언제나 이론과 현실 사이에는 뛰어넘기 힘든 벽이 버티고 있기 마련.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기론까지 들먹거리는 사우는 이곳에서 엑스트라조차 과분하다. 영화와 같은 현실, 현실과 같은 영화가 뒤덤벅된 이 포스트모던한 세상에서 오히려 그의 연기를 필요로하는 곳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술집여자들은 손님을 속이기 위해서 연기 수업이 필요하고 깡패들은 상대방을 겁주기 위해 제스처를 배우며 경찰은 범인을 잡기위해 신분을 속이고 잠복근무를 한다. 이러한 삶의 아이러니는 영화현장을 들락거리는 사우의 모습과 함께 삽입된다. 영화는 촬영 현장을 무대로 무명의 서러움과 에누리 없는 삶의 현실을 보여주다가 중반을 넘어서자 영화 같은 현실로 옮겨간다. 제작부장 오맹달은 사우에게 비밀경찰로서의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악당을 체포하는 데 협력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우는 목숨을 담보로 맡은바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세트장이 아닌 집으로 돌아간 사우는 영화배우 부망 대신 피우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내가 먹여 살릴게." 그는 드디어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았던 자기 삶의 무대에서 주연으로 선 것이다.
<희극지왕>은 코미디의 왕 주성치의 자전적인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는 결코 이전의 주성치 영화처럼 마냥 편하게 웃을 수만는 없다. 물론 주성치표의 포복절도의 순간들이 자신의 자서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라진것은 아니다.(실제로 희극배우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순간 웃음이 사라지는 경우는 자주 있다.<라임 라이트>에서 채플린이 만들어내는 그 애절함을 생각해 보라) 입안으로 떨어질랑 말랑 길게 늘어진 콧물과 머리를 기어다니는 바퀴벌레에 이르는 그만의 분변기 유머가 여지없이 등장하며 고추치기와 같은 사도마조히즘적인 슬랩스틱과 오우삼의 <첩혈쌍웅>을 끌어들인 패러디가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극지왕>은 주성치 자신의 무명시절에 대한 감정이입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을 이상한 페이소스에 젖게 만든다. 수많은 영화적 코드들로 자신을 구성해내고는 <식신>에 가서는 급기야 그러한 자기 자신마저도 패러디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주성치는 <희극지왕>에서 무수한 코드들의 환유연쇄속의 자아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낸다. 그러니까 <희극지왕>은 영화 속에서 매사 진지한 연기를 펼치는 무명의 엑스트라 사우라기보다는 홍콩 영화계의 최고 스타인 주성치 그 자신을 지칭하는 말처럼 들린다(<희극지왕>은 <식신>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주성치 자신을 드러내는 영화이다).
주성치의 영화는 철저하게 취향의 문제이며 그는 (마치 아크미 동산의 벅스 바니나 로드 러너처럼) 이미 그 자신의 세계의 법칙 속에 놓여진 자이다. <희극지왕>에 스며든 페이소스는 물론 주성치 영화라는 페러다임 안에서 상대적으로 포착되는 것이며 주성치적 중력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만 느껴지는 미묘한 차이일 것이다.<희극지왕>은 주성치 영화에서 불연속적이고 비균질적인 표면이 가장 매끄럽게 다듬어진 영화이지만 그 다듬어진 균질성이 영화 속에 낯선 표정들을 집어넣는다. 그러나 그것이 주성치 영화의 변화인지, 아니면 홍콩 영화 안에서의 변화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지금 홍콩 영화는 명백하게 영광의 흔적들과 유적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양산되는 UFO식의 순정 멜로와 홍콩 느와르의 전통을 되살리려는 두기봉의 밀키웨이 이미지 그리고 헐리우드식 SFX에 경도된 유이강의 카피우드 영화들 속에서 이제 홍콩 영화는 실체없는 유령들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언제나 유행하는 것들을 마구잡이로 끌어모은 이미지의 환유연쇄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생성시켜온 주성치가 자신의 카오스적 세계 속에서 조금이나마 진지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 홍콩 영화는 주성치보다 더 공허하고 가벼워지고 있다.

글 장훈 기자

2001/01/29, 12:35:05  2356번 읽음  
▲ [정보] 주성치 imdb URL
▼ 97년 7월 키노 기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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