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 261호 2000.7.18~7.25


 
 제 목 : [특별기획] 여름나기 비디오 1 / 주성치 팬클럽   
   뉴스제공시각 : 2000/07/19 16:00                              출처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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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두 종류의 영화가 있다.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와 주성치가 나오지 않는 영화.” 모든 이들이 공감하지야   
  않겠지만, 황당한 웃음으로 치고 들어와 때로 눈가에 슬쩍 물기까지 뿌리는 ‘희극지왕’ 주성치의 매력에 빠진
  팬들에게는 당연한 구분인지도 모른다. PC통신 하이텔상의 소모임으로 출발한 ‘주성치 전영공작실’의 방과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 문구가 올라있고, 나우누리의 팬클럽 ‘성치지왕’에서는 똑같은 문구를 쓰진 않았지만
  영화감상란을 ‘주성치 영화’와 ‘일반영화’의 두 가지로 나눠 놓았다.

   97년 여름에 만들어진 ‘주성치 전영공작실’은 99년 8월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새로 마련하고 올해 <EBS>를 통해
   알려진 바 있는 팬클럽. 모임이나 상영회를 정기적으로 갖지는 않지만, 온라인에 펼쳐놓은주성치와 그의
   영화세계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서유기><파괴지왕> 등 베스트로 꼽히는 영화들은 물론 <소자병법>
   < 음양귀역>처럼 구하기 힘든 초기작들까지, 영화 한편 한편에 대한 각자의 감상 비교는 기본이고, 50여편의
   주성치 영화 비디오 판매, 홍콩 영화지 <전영쌍주간>을 비롯한 국내외 관련기사 및 200여점이 넘는 사진 등으로
   자신들만의 소우주를 꾸미고 있다. 그보다 좀 늦게 생긴 나우누리의 ‘성치지왕’도 마찬가지. 주성치 영화 가운데
   추천작 및 베스트3 꼽기, 영화 1편을 정해놓고 감상을 쓰는 이벤트를 꾸준히 운영하는가 하면, <희극지왕>이
   국내에 개 봉되기 전에 비디오를 구해 보고 스토리와 장면을 꼼꼼히 중계한  글을 올려놓고, 집중분석 채팅을
   갈무리해 올려놓기도 한다. 산사초, 도성 등 주성치 영화제목을 딴 아이디도 눈에 띈다. 같은 작품에 대해 몇
   번이고 논하고, 서로 다른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를 나누며, 안 본 영화를 추천받으면 보고 와서 다시 얘기하는
   등 갖가지 생각은 결국 “(유치하지만) 재미있다, 웃기다”와  “감동”이라는 정서로모여든다. “주성치 영화의
   유치함…을 즐기는 법을 알지 못했다면, 내 인생은 적어도 지금보다 서너배이상 지루하지 않았을까.(중략) 그
   유치함을 즐길 줄 모르는 고루한 사고방식의 부류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도 약간.”(하이텔 귤은하) “주성치의
   영화에서 유치함을 느낀다면 그건 주성치 영화 팬이 아니다. ps. 팬 구별법. 다른 사람들이 유치하다는 장면을
   팬들은 웃으면서 좋아한다.”(나우누리 은가락지) 온갖 영화와 장르의 잡탕, 실소와 폭소를 아슬하게 오가는
   주성치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실만으로 유치하다는 구박을 받기도 한다지만, 일단 빠지면 기꺼이 바보가 될
   만큼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키는 것이 그의 좌충우돌 코미디의 매력인 게다. 그리하여 “일상생활 자체가 명랑 
   만화이길 바란다… 기분좋을 땐 만쉐이 대신에… 이예에에에!!라고 외친다… 쓸데없는 오버액션이 많아졌다…
   ”(나우누리 hvmetal)는 ‘나의 주성치 중독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면, “주성치 영화 보면… 손해… 도무지 다른
   코미디가 웃기지 않다…”(하이텔 esTeka) 하는 경지에 이른다. 살면서 웃을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어나는 것,
   주성치 영화를 즐기는 상대적 소수가 누리는 소우주의 즐거움은 그런 게 아닐까.

   황혜림 기자

 


제 목 : [특별기획] 여름나기 비디오 1 / 주성치 비디오 10선 

뉴스제공시각 : 2000/07/19 16:00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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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  1990년, 감독 원규, 유진위

  주성치 시대의 도래를 알린 기념비적 작품. <지존무상> <정전자>의 계보를 잇는 카지노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주성치 코미디의 원형이 모두 담겨 있다. 초능력을 발휘하는 천재 도박사 주성치의 특기는 카드 무늬
  바꾸기. 주윤발식의 위풍당당한 슬로모션을, 카메라 조작이 아니라 주성치의 몸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이제   
  홍콩 누아르의 시대가 가고 주성치 코미디 세상이 왔음을 선포한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홍콩마스크>  1995년, 감독 엽위민

  야쿠자의 정부와 하룻밤을 지낸 천하의 건달 아성이 보복을 당해   입과 머리만 남게 되자 스승인 장교수가
  인공신경과 근육을 이식해 ‘홍콩마스크’로 거듭난다는 이야기. 돈이 없어 단돈 6천달러로 개조된 싸구려
  사이보그 신세지만, 가정용 백과사전이 입력된 덕에 프라이팬, 치약, 전자레인지로도 변신한다는 주성치식
  황당무계함의 극치.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어이없는 패러디와 유치한 유머의 난장판.

  <심사관>  1992년, 감독 두기봉

  뛰어난 변호사인 심사관은 아이가 태어나기만 하면 죽는다. 억울하게 남편 때문에 패한 사람들의 원한
  때문이라고 생각한 아내는 , 심사관을 강제로 은퇴시키려 한다. 두기봉이 감독하여, 주성치 영화치고는 대단히
  정상적인 편인 영화. 주성치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주성치는 아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007 북경특급>  1995년, 감독 이력지

  중국에서 하나뿐인 두개골 화석이 사라졌다. 베테랑 첩보원들도  살해당하는 마당에 사이비 007 주성치가 나섰다.  
  이중첩자까지 포함된 ‘성치 걸’들의 숲을 뚫고 우리의 주성치가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것인가. 물론 완수한다.
  예측불허의 실수를 연발하면서도 . 총알을 빼내는 고통을 잊기 위해 포르노를 보는 이 저질 첩보원의 앞길을
  막는 수수께끼의 인물은 바로 아리따운 여인 원영의. 요즘 본토 007보다훨씬 재미있다.

  <서유기 선리기연>   1995년, 감독 유진위

  <서유기 월광보합>과 함께 봐야 이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천방지 축인 영화. 오공을 위해 삼장이 희생하고,
  옥황상제는 감동하여 500년 후 두 사람을 환생시키기로 한다. 500년 전 손오공과 사랑을 나누었던 백정정이
  등장하여 멜로드라마가 펼쳐지고, 여기에 지존보, 반사대선, 춘삼십량 등 잡다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난해한  
  ‘서유기’의 세계를 재구성한다.

  <당백호 점추향>   1995년, 감독 진문강

  명나라 최고의 문장가이자 서화가이고 용모도 좋고, 무술도 잘하 는 완벽한 사내 당백호의 파란만장한 코미디.
  그러나 당백호에게도 고민은 있었으니, 자신의 마음을 나눌 이가 없었던 것이다. 우연히 추향이라는 여인을 본
  당백호는 한 눈에 반하고, 점을 찍는다. 모든 장르를 자장 안으로 끌어들인 주성치답게 SFX무협활극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공리까지 불러왔다.

  <주성치의 007>   1996년, 감독 곡덕소

  무술이라고는 앞구르기 정도밖에는 할 줄 모르는 황실 비밀경호대원은 늘 엉뚱한 발명에 몰두하느라 황제에게
  무시당하지만 뜻하지  않은 활약으로 황제에게 신임을 받는다. 그러고도 나중엔 기생을 두고 싸운다.
  <007>시리즈와 무협영화를 제멋대로 이어붙인 전형적인 주성치식 코미디. 왕실 호위대원들의 신체가 파열되는
  하드고어적 장면들과 장보기에 여념이 없는 주성치의 모습을 이어붙인  몽타주만으로도 오래 잊혀지지 않을
  영화.

 <식신>   1997년, 감독 주성치

  드디어 주성치가 감독으로도 나섰다. 신의 경지에 이른 요리사 주성치는 오만방자해진 나머지 요리의 질 대신
  포장에 힘쓰다가 식신의 자리에서 밀려나고 후배들에게 배반당한다. 와신상담을 거듭한 끝에 한 여인의 도움으로  
  새우의 소변을 이용한 비기를 개발, 식신 자리에 복귀한다. 진지함과는 애당초 인연 끊은 한없이 가벼운 유머는
  여전하지만, 식신 자리에 올라 호령하는 그의 모습에는 기이한  위엄까지 느껴진다.

  <홍콩레옹>  1997년, 감독 유진위

  퇴마사 주성치가 귀신을 잡으려다 원한을 사고, 원귀와 대결을 벌 인다는 이야기. 공포영화와 코미디를 종횡무진
  질주하며 생각없는  웃음의 진수를 보여준다.이상한 화분을 들고다니고 막문위가 마틸다로 나온다는 걸 제외하면
  <레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신체부위가 떨어져나가고 피가 튀는 하드고어와 막가파 코미디의 그로테스크한  
  결합. 주성치 초심자라면 거의 불쾌할 정도의 악취미와 패러디의 대향연.

  <희극지왕> 1999년, 감독 주성치

  뒤섞기와 패러디의 달인 주성치가 여기서 패러디하는 것은 <007> 이나 <마스크> 같은 할리우드영화가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영화현장 자체다. 홍콩에서 최고 몸값을 받는 배우인 그는 스스로 엑스트라가 되는 경험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꿈을 대신한다.주성치 영화치곤 점잖은 편이라서 때론 낯설게까지 느껴진다. 주성치가
  막문위를 품에 안고 울먹일 때 콧물이 길게 늘어져 그녀의 입술에 닿을락말락 하는 장면의 엄청난
  클로즈업이백미.

  허문영 기자


제 목 : [특별기획] 여름나기 비디오 1 / 희극지신 喜劇之神 주성치 

뉴스제공시각 : 2000/07/19 16:00                              출처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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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도성>이란 영화가 나왔다. 홍콩누아르도 한물 가고, <지존무상> <정전자> 등 카지노 무비가 반짝하며
지나갔다. 총이 아닌 카드로 승부하는 주윤발의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그러던 즈음 나온 <도성>이란
제목에 끌린 것은 그런 이유다. <정전자>에서 주윤발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도신’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다.
섬세한 , 손놀림과 불꽃튀는 심리전을 맛보고 싶었기에 <도성>이란 제목을 자신있게 고른 것이다. 그런데
<도성>은, 그 ‘도신’의 우아하고도 강인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조롱했다 . 어떻게? 오우삼 영화의 슬로모션처럼,
<정전자>의 도신이 등장할 때 화면은 늘 느리게 움직인다. 도신의 표정, 손동작 하나까지 꼼꼼하게 따라간다.
<도성>에도 똑같은 장면이 나온다. 한 가지 차이는 실제상황이라는점. 카메라 기법이 아니라, 주성치 자신이
 직접 슬로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 장면을 보고 배를 잡고 웃은 사람은 당장 주성치의 팬이 되었고 저건 뭐야,
 라는 탄식과 함께 썰렁한 웃음을 지었던 사람은 주성치라는 이름을 두번 다시 찾지 않았다.

 주성치식 재배열, 코미디멜로액션 잡탕영화  
 호떡집에 불났다란 속어처럼, ‘중국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꽤나 시끌벅적하다. 높낮이가 분명한 중국말 자체가
 경망스럽게 들리기도 하고, 워낙 부산스럽게 떠들어대며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때문이다. 다 알고보면 별 것도
 아닌 걸 호들갑스럽게 끌어간다. 그런데 주성치 영화는 그 중국인들의 과장을, 적어도 1천배는 부풀려놓은 것
 같다. <도성>을 본 평론가들은 주성치의 연기 스타일을 놓고 ‘모-레이-토’라고 불렀다. 거칠게 말하자면,
 ‘상식없음’인데, “일상성과는 거리가 많은 어떤 비합리성, 어떤 광적인 발상, 무언가 터무니없음”이 주성치의
  영화에 일관되게 깔려 있는 정서다. 그것은 70년대 허관문의 코미디, 80년대 성룡의 코믹액션과는 다른
  90년대의 ‘부유하는’ 코미디였다. 어떤 거리낌도 없이, 주성치는 동서양을 마구 넘나들며 모든 것을 패러디하고 ,
  주성치식으로 재배열한다. 주성치의 영화는 어느 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잡탕이다. 주성치의 모든 영화는
  코미디이며 멜로영화고, 액션영화다. 주성치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홍콩 마스크>나  <홍콩 레옹>같은 잡탕을
  만들 수는 없을 거다.

  주성치의 영화는 대개 기존 영화의 패러디다.
  <도성> <신정무문>     <서유기 월광보합> 등 제목부터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제목은 독창적이어도
  보다보면 무수한 영화의 인용이 쏟아진다. 할리우드영화는 물론이고 TV드라마, 광고, 일본영화까지도
  무수하게 패러디한다. 할리우드의 ZAZ사단도 <에어플레인> <특급비밀>에서  휘황찬란하게 패러디의 모든
  것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주성치는 황당무계함에서 ZAZ사단을 뛰어넘는다. 게다가 도저히 이해할 길이 없는
  여운까지 남긴다. <서유기 월광보합>과 <서유기 선리기연>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유기>의 각색이다.
  인물은 똑같지만  외전 스타일로 풀어가는 주성치의 `서유기'는 형식과 내용을 완벽하게 파괴한다. 그것이야말로
  주성치 영화의 법칙이다. <서유기 선리기연>의 감독은 <동성서취>를 만들었던 유진위다. <동성서취>는
  <동사서독>을 찍다가, 똑같은 배우와 무대를 활용하여 설날용 코미디로 만든 영화다. 그런데 정말 ‘생각없는
  ’코미디 <동성서취>를 보고나면, 이상하게도 <동사서독>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서유기 선리기연>
  은 <서유기>를 가장한 멜로드라마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동사서독>은 물론이고 <중경삼림>까지도  떠오른다.

  홍콩영화계의 지존4년, 새 29편 모두 성공  
  주성치의 영화를 즐기는 일은 간단한 게 아니다. 이소룡 사후 홍콩영화계를 휩쓸었던 허씨 삼형제의 <미스터 부>  
  시리즈는 슬랩스틱과 허풍을 서민적인 연기에 담아낸 ‘사실적’인 코미디였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점점 과장이
  심해지고, 허풍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미스터 부>에는 안정감이 있었다. 그런데 주성치의 영화는, 마치 외줄을
  타고가는 듯한 아찔함이 느껴진다. 저러다 떨어지는 것 아닐까? 이러고도 영화가 되나?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만든다. 주성치가 가장 흠모한다는 이소룡을 패러디한 <신정무문>을 보고 있으면, 이게 ‘존경’ 맞아?
  라는 의문도 든다. 가끔씩 비장한 기운을 내긴 하지만 여전히, ‘갖고 논다’. 그런데  <파괴지왕>을 보면, 주성치식
  영웅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파괴지왕>의 주성치는 오로지 여자 하나를 꼬시기 위해 무술을 배운다.
  ‘마귀근육인’에게 배운 것은 ‘무적풍화륜’. 간단하게 말하자면 상대를 붙잡고, 떼굴떼굴 굴러다니는 거다.
  중력의 법칙으로 상대는 만신창이가 된다. 이렇게 황당한 설정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펼치는데도, 결론은
  ‘영웅의 탄생’이다. 주성치 영화에서는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영웅을 만나고, 연이어 비참한 현실을 만나게
  된다. “심각함, 비참함들을 나는 좀 가벼운 ‘우스운’ 것으로 변화시키고 싶다. 이것은 내가 계속해서 견지해나  갈
  사상이다.”  
  사실 주성치의 성장과정은 별로 ‘코믹’하지 않다. 62년 홍콩에서 태어난 주성치는 9살 때 이소룡을 만난다. 그의
  첫 번째 영화인 <당산대형>이 개봉된 것이다. 홍콩의 수많은 아이들처럼, 주성치는 이소룡에게 매혹됐고 무술을
  배우며 연기자의 꿈을 키운다. 8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송사인 <TVB>에서 설립한 연기학교에 들어간다.
  충실하게 연기수업을 받은 주성치는 아이들용 프로그램인 <제트430기>에서 사회를 맡으며 주목을 받는다.
  영화 데뷔작은  88년의 <벽력선봉>. <첩혈쌍웅>의 이수현과 함께 출연한 주성치는 금마장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90년 <도성>으로 인기를 얻은 뒤  93년까지 무려 29편의 영화를 찍는다. 그리고 거의 모든 영화가  
  대성공을 거둔 다. 성룡이 1년에 한두편의 영화를 만들며 ‘신화 ’로 남은 뒤, 홍콩영화계의 ‘지존’은 의심할
  여지없이 주성치 였다.

  가벼움은 ‘사상’이다  
  주성치 영화의 핵심은 분명히 ‘주성치’다. 감독의 이름이나, 시나리오 같은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주성치는 대단한 카리스마, 희극적인 재능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배우일까? 주성치의 얼굴근육은 대단히
  유연하지만 짐 캐리 정도는 못 된다. 말재간이 좋기는 하지만, 어눌하면서도 의표를 찌르는 우디 앨런만은   
  못하다. 주성치의 영화를 보다보면,그 웃음의 수원지가 주성치 개인이 아니라 대단히 뛰어난 팀워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  주성치는 희극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의 장점은 주변 사람들을 주의깊게 이해하고, 계획을 세우고,  
  그뒤에 자신에게 맞추어 희극적인 효과를 끄집어낸다는 것이다.” 주성치 영화가 늘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똑같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감독도  대부분 비슷하다. 주성치 스스로 가장 호흡이 맞는다고 평가하는  
  유진위를 비롯하여 왕정, 이력지, 곡덕소 등과 함께 작업한다. 근작인<희극지왕>은 주성치라는 배우의,
  맨얼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희극지왕>에서 주성치는 배우를 꿈꾸는 젊은이로 등장한다.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론을 늘 끼고 사는 주성치는 촬영 현장에서도 너무 심각해서 사고만 일으키게 된다.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하는 그가 연기지도를 하는 유일한 사람은 동네 깡패들이 다. 사람들이 얕잡아보지 않도록,
  무섭게 연기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우연히 유명 여배우에게 발탁되어 스타탄생의 꿈도 꾸어 보지만,
  대부분의 인생행로가 그렇듯 평범한 사람으로 남게 된다 . “영화계에 몸담은 이래 늘 보고 느끼고 발견한 것들에
  기초” 했다는 주성치의 말대로, <희극지왕>에는 ‘영화계’가 그대로 담겨 있다. 영화계에서 연기하는 것을 꿈꿨던
  젊은이는, ‘진짜’ 연기를 펼친다. 경찰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연기가 아닌 ‘현실’을 뛰어넘지 못했다. 결국 연기는 ‘스크린’ 안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주성치의 영화에서, 현실을 끌어내고 싶은 욕심도 있기는 하 다. 하지만 <희극지왕>처럼 약간 예외적인
  영화를 제외하면 주성치의 영화에서 현실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주성치에게 가벼움은
  ‘사상’이다. 가벼움의 너머에 세상이 있긴 하지만, 굳이 그걸 스크린에서도 느껴야 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무한질주의 끝은 어차피 현실인 것이다.
  김봉석/ 대중문화비평가


주성치 아님..신현준입니다.

주성치 아닙니다.받지 마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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